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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베르니 작품 "검은 화병과 잠든 여인" 90년 만에 항가리로 돌아와

사라진 베르니 작품 "검은 화병과 잠든 여인" 90년 만에 항가리로 돌아와

 

1920년대 후반 이후 90년간 자취를 감췄던 그림 한 점이 할리우드 영화 소품으로 등장한 것이 발견돼 고향 헝가리에 돌아올 수 있었다.

 

 

14일 AFP 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화가 로베르트 베르니의 작품 '검은 화병과 잠든 여인'이 13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경매에 출품돼 시작가인 11만 유로의 2배가 넘는 22만9천500유로(약 3억1천만원)에 낙찰됐다.

 

베르니는 헝가리 미술계에 입체주의와 표현주의를 소개한 아방가르드 그룹 일원이며, 이 그림은 90년간 '실종' 상태였지만 할리우드 영화 '스튜어트 리틀'에 소품으로 등장한 것이 발견돼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

 

헝가리 국립미술관 소속 게르게이 바키 조사원은 6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딸과 함께 어린이용 영화 스튜어트 리틀을 보다가 눈이 번쩍 뜨였는데, 1928년 국립미술관 전시회 도록에서 흑백 사진으로만 봤던 베르니의 작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키는 "늘 베르니의 작품이 대작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경매에서 시장의 동의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림의 전 주인인 캘리포니아 미술상 마이클 헴스테드는 1990년대 성당의 자선 경매에서 베르니 작품을 40달러에 입수해 400달러를 받고 골동품점에 넘겼으며, 이후 할리우드 소품 담당이 이 그림을 사들였다.

 

헴스테드 이전 소유주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920년대 후반 그림을 구입한 유대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횡포를 피해 황급히 헝가리를 떠나면서 그림도 함께 사라졌던 것으로 바키는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