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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판

중세 유럽 사람들도 '좀비 걱정'했다 (연구)

중세 유럽 사람들도 '좀비 걱정'했다 (연구)

 

중세 유럽에서 사람들이 좀비의 공격을 두려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3(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영국 북부 요크셔의 워럼 퍼시(wharram percy)

 

영국 유적지 보호·조사 기구 히스토릭 잉글랜드(Historic England)와 사우샘프턴 대학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학술지 '고고학 저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16세기 초반 완전히 버려진 영국 북부 요크셔의 워럼 퍼시에서 발견된 유해 137점을 연구했다. 유해는 1114세기 시신 10구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학설은 유골 주인이 학살된 외부인이거나 식인 풍속의 희생양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시신의 치아 형태로 짐작건대 뼈의 주인은 외부인이 아니며, 칼자국 모양을 근거로 식인 풍속에 희생된 시신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이 유해들은 사망한 뒤 훼손된 시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좀비와 같은 존재를 믿은 당대 사람들은 죽은 이가 되살아나 해코지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해 시신을 불태우거나 절단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유해의 칼자국에서 시체가 참수되거나 사지가 절단된 것을 추정할 수 있으며, 시신을 일부러 부러뜨리거나 불에 태운 흔적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는 살아 있는 망자(亡者), '좀비' 대처 방식으로 참수하거나 불에 태우도록 소개한 당대 일부 기술과도 일치한다.

 

히스토릭 잉글랜드의 골격 생물학자 사이먼 메이스는 "우리의 가설이 맞다면 이 같은 관습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고고학적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중세의 어두운 측면을 보여준다""오늘날 우리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생생히 일깨워준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는 '좀비'라는 단어는 영국 시인이자 전기작가인 로버트 사우디가 1819년에 저술한 '브라질 역사'를 통해 영어권에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그 뒤에 빅터 핼퍼린 감독의 '화이트 좀비'(1932),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등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널리 대중 인기를 얻게 됐다.

 

[사진출처: 히스토릭 잉글랜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