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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판

IS와 한판승부 '라마디 탈환작전' 개시돼

IS와 한판승부 '라마디 탈환작전' 개시돼

 

이라크 정부는 이날 안바르 주 탈환 작전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점령당한 안바르 주(州)와 라마디주도 탈환하는 작전이 26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24일 밤부터 지상군 전투에 앞서 라마디를 겨냥한 포사격이 시작됐으며, 이라크 정부는 라마디와 동시에 IS와 일진일퇴를 벌이는 북부 정유도시 바이지도 공격, IS의 전력을 분산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전엔 라마디 참패 뒤 전열을 겨우 정비한 이라크 군경에 시아파 민병대가 합세하고 안바르 주의 친정부 수니파 민병대까지 동원됐으며, 이란이 직접 지휘하는 시아파 민병대와 공동 작전을 꺼렸던 미군도 공습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수니파 거주지역인 라마디 전투에서 종파적 충돌을 우려해 배제됐던 시아파 민병대는 즉시 병력을 모아 라마디 부근에 2만여 명이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마디 전투는 IS의 집중 공세에 변변히 맞서보지도 못한 이라크군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과연 이라크가 IS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며, 자연스럽게 라마디 탈환 여부에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의 명운도 달렸다.

 

3월 한 달간 진행된 티크리트 탈환을 고려하면 이번 작전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큰데, 라마디가 더 크고 인구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티크리트에서 IS는 이라크군의 포위에 고립된 반면 라마디는 IS의 근거지인 안바르주의 중심부인데다 지리적으로 시리아에서 증원과 보급도 쉽다.

 

로이터통신은 IS도 대대적인 탈환 작전에 대응해, 라마디로 병력을 집결 중이며, IS가 트럭으로 24일 오후 무장대원 수십명을 라마디로 실어날라 시내 건물 곳곳에 배치했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을 전했다.

 

IS는 다른 점령지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진격 속도를 늦추고자 라마디 진입로에 지뢰와 급조폭발물(IED), 부비트랩 수천발을 설치하고 길목에 저격수를 배치하고 있다.

 

아울러 IS가 '칼리파 국가'를 설립한 지 꼭 11개월 되는 시점에 벌어지게 된 이번 작전은 이라크 정부 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대(對) 중동 정책의 평가도 좌우할 전망이다.

 

IS는 3월 말 이라크 북부 요충지 티크리트를 빼앗긴 뒤 4월 중순부터 라마디에 화력을 집중해 한 달만에 이곳을 점령했고 20일 시리아 고대도시 타드무르(팔미라)까지 손에 넣었다.

 

이어 25일엔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부를 잇는 국경도시 알왈리드와 알타나프를 장악하는 전과를 올려 두 나라의 통로 3곳 중 2곳을 IS가 통제하게 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직접 연결되는 고속도로의 대부분이 IS의 수중에 떨어졌다.

 

최근 IS의 잇따른 승리로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이뤄진 미군의 공습의 성과가 한계를 노출했다는 비판이 고조하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국내외에서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고조하는 압박에 직면하게 됐으며, 강경한 중동 정책을 주문하는 미국의 보수성향 언론들이 라마디 패배를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부각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IS의 라마디 점령이 이라크와 미국에 무시할 수 없는 악재이긴 하지만, IS가 지난해부터 이 도시의 절반 정도를 이미 장악해 왔고 IS의 공격이 기습적이었다기 보다 한 달여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라마디 참패의 원인을 두고 미국과 이라크 정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설전을 벌이는 이례적인 광경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IS 격퇴 작전에 대한 분란의 단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체면을 구기는 동안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벨트'는 부쩍 주가를 높이고 있으며, 이란은 이라크군보다 전투력이 우세한 시아파 민병대와 긴밀한 관계인 터라 임박한 라마디 탈환 작전이 성공한다면 이라크에서 강한 존재감과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다.

 

이란과 가까운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24일 IS에 맞서 시리아로 병력을 증원하겠다고 밝혔으며,"이란 없이 IS를 격퇴할 수 없다"고 말한 이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카심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호언장담에서 이들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