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계시판

붉은늑대, 잡종으로 밝혀져 보호종서 제외될 판

붉은늑대, 잡종으로 밝혀져 보호종서 제외될 판

 

미국에서 법의 보호를 받던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붉은늑대가 잡종(雜種)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멸종위기종보호법이 순종(純種)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 붉은늑대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순종만 법으로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편협한 시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붉은늑대, 회색늑대

 

미국 UCLA의 로버트 웨인 교수와 프린스턴대 브리짓 본홀트 박사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미국 남동부에 사는 붉은늑대가 회색늑대와 코요테의 잡종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같은 개과() 동물인 회색늑대와 붉은늑대, 코요테의 DNA를 각각 해독해 비교했다. 그 결과 붉은늑대는 유전자의 75%가 코요테와 같고 25%만 회색늑대에서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붉은늑대는 몸집이 회색늑대와 코요테의 중간쯤 된다. 회색늑대의 귀는 둥그렇지만 붉은늑대는 코요테처럼 뾰족하다.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잡종은 종종 생긴다며 붉은늑대를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웨인 교수는 "붉은늑대는 멸종 위기종인 회색늑대의 오래전 유전자를 갖고 있다""서식지 환경이 회색늑대에 맞게 복원되면 자연스럽게 다시 회색늑대의 유전자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붉은늑대가 해당 지역의 생태계에서 최고 포식자이기 때문에 개체가 줄어들 경우 먹이사슬의 하위 동물 개체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보호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DNA 분석을 통해 회색늑대의 과거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회색늑대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만 살았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 동부에 사는 붉은늑대에게서 회색늑대의 유전자가 발견됐다는 것은 회색늑대가 미국 동부에서도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색늑대는 1900년대 초 멸종 위기에 직면했다가 지난 40년간의 복원 노력 끝에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