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머그잔 바닥서 발견된 금반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집단학살 현장이었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박물관에서 누군가 꽁꽁 숨겨놨던 반지와 목걸이가 발견됐다.
영국 B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나치에 의해 학살된 유대인의 유품이 전시된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기념박물관에서 에나멜 소재 머그잔 ‘가짜 바닥’ 속에 들어있던 금반지와 목걸이가 70년 만에 빛을 봤다고 보도했다.
귀금속은 큐레이터가 전시품 부식을 막기 위해 보존 작업을 하던 중 발견됐다. 에나멜 재질의 컵을 꺼내 들자 컵 바닥이 부식돼 떨어졌는데 기존 바닥 위에 한 겹이 더 있었다(사진).
두 바닥 사이에 가짜 보석이 박힌 금반지와 천 조각에 싸여 돌돌 말린 목걸이가 있었는데, 박물관은 컵, 주전자, 그릇 같은 일상용품 1만2000여개를 소장하고 있다.
1940∼1945년 아우슈비츠에서는 유대인 110만명과 정치범 10만명 이상이 죽임을 당했는데, 당시 수용소로 들어오는 사람은 누구나 ‘가방 검사’를 받았고, 값비싼 귀중품을 빼앗겼다.
이들이 압수당하지 않으려고 소중한 물건을 숨겼다는 증언은 있지만 박물관 유품에서 귀중품이 발견된 것은 처음인데, 발견된 반지와 목걸이는 1921∼1931년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측은 이 물품이 누군가 수용소로 들어오기 직전 가족에게 받았던 소중한 물건으로 추측했으며, 박물관장인 표트르 치빈스키 박사는 “어느 유대인 가족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한 가닥 희망’이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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